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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앨범

기사입력 2017.09.1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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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jpg▲ 사진:픽사베이
 

여행을 가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것이 사진밖에 없다며 관광을 하기보다 사진부터 촬영한다. 경치를 관찰하기보다 사진부터 남기 려고 한다. 어느 장소는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여 컴퓨터나 메모리에 저장하지만 20년 전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없고 필름카메라로 인화해야만 사진을 볼 수 있었다. 내가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만도 천 장 이상 되고 앨범도 10여 권이나 된다. 장롱에 있는 결혼기념사진도 꺼내본지가 언제인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언젠가 시흥시에서 자료들을 모아 타임캡슐을 만들어 보관했다

가 100년 뒤에 꺼낸다고 하는데 거기에 영상자료도 함께 넣어 보관 한다고 하여 100년 후에 그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기계들이 있을까 걱정이 된다고 했더니 재생할 수 있는 장비도 함께 넣어서 보관 한다고 했다.

내가 공무원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행정업무 대부분을 손으로 직접 썼다. 그러다가 타자기가 나오고 지금은 컴퓨터가 일반화 되었 다. 컴퓨터가 처음 도입했을 때는 플로피 디스크를 사용했는데 요즈음은 컴퓨터에는 플로피 디스크를 넣는 곳이 아예 없다.

요즈음에도 앨범을 종이 앨범으로 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자 앨범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전자 앨범은 동영상으로 제작할 수 있어 더 실감이 난다. 조금만 노력하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자유자재로 만들어 외장하드에 저장하여 보관할 수도 있고, 종이로 출력하여 보관할 수도 있다.

대부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앨범을 만든다. 요즈음은 여행을 다녀오고도 사진첩을 만들어 보관하기도 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앨범은 집에 어딘가 보관되어 있지만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벌써 학교를 졸업한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꺼내본 지가 언제인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함께 공부를 했던 친구들 중에는 졸업 후에 한 번도 못 만난 친구들도 있다.
이미 고인이 된 친구도 있고, 머나먼 이국땅에 정착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 그래도 앨범은 한 때의 추억을 더듬어 볼 수 있게 한다.

내가 다닌 백암고등학교 동문 중에 앨범이 없는 동문은 나와 같은 해에 졸업한 우리 동기들뿐일 것이다. 지금은 용인이 큰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당시는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고, 용인이 커졌다고 하지만 지금도 내가 살던 지역은 시의 외곽이다 보니까 아직까지도 시골이다. 시골이라 사람이 많지 않다보니 백암초등학교, 백봉초등 학교, 장평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 대부분이 백암중학교로 입학 했다. 백암중학교 졸업생 대부분과 원삼중학교 졸업생의 일부, 이천이나 안성지역에서 몇 명이 백암고등학교로 온다. 원삼면에는 중학교가 있기는 하지만 고등학교는 없어 백암 가까운 곳에 사는 아이들은 백암으로 오고 용인에 가까운 학생은 용인으로 간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앨범을 만드는데 앨범을 관내 업자가 싸게 제작해주겠다고 하는 데도 이천에 있는 업자가 선정되었다. 학교 측에 싸고 질 좋게 해주겠다는 업체에 앨범제작을 맡기자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학생회 임원 회의를 거쳐 앨범제작 업체를 바꾸지 않으면 앨범제작을 거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다시 한번 학교 측과 협의를 했으나 교장이 반대하여 앨범 제작업체를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이미 앨범제작비는 학교 측에 완납이 된 상태였고, 이천에 있는 앨범제작업체가 앨범 제작에 필요한 사진을 대부분 촬영해 놓은 상태였지만 학교 측에 앨범을 제작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일부 선생님들이 앨범은 다소의 비용이 더 들어가더라도 제작하는 것이 나중에 추억을 살리는데도 도움이 된다며 제작하라고 권유하셨다. 하지만 우리는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겠다며 우리가 납부한 앨범 제작
비를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학교 측에서는 우리가 납부한 앨범 제작비를 전액 돌려주었다. 원금만 돌려준 것이다. 우리는 원금만 원했던 것인데 당시 교감선생님이 나중에 문제가 생길지 모르니까 이자까지 돌려주라고 하여 이자까지 돌려받았다.

학교 측의 의견을 무시하고 학생회 주관으로 앨범업자를 선정하 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학교 측에서 외부 업자가 학교에 들어와서 사진을 촬영하는 것을 방해하는 바람에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앨범을 제작할 수 없게 되자 대신 관내 업자에게 반별로 기념사진을 한 장씩 촬영하여 나눠 가졌다. 그래서 우리는 고등 학교 앨범이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여 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친구들 중에 너희들이 반대하는 바람에 앨범도 못 만들었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고등학교 앨범제작 반대를 주장했던 나로서 친구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현재의 모습이라도 사진을 모으고, 학창시 절에 각자 보관하고 있던 사진을 모아 추억의 앨범을 만들어 보고자 시도했다.

앨범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진을 확보해야 했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막상 사진을 모으기 시작하면서 연락을 해보니 이미 고인이 된 친구들도 있었고 연락이 되지 않는 친구 들도 꽤 많았다. 연락이 되더라도 사진을 주지 않는 친구들도 많았 다. 연락은 되는데 사진을 주지 않는 친구들을 만나 볼 겸 직접 찾아가서 받아오기도 했고, 반대로 나를 찾아오는 친구들도 있었다.
여자애들은 주름이 있는 얼굴을 앨범에 넣기 싫다며 끝까지 사진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 사진이 80% 정도 모아지면 제작비용은 내가 부담하여 친구들에게 한 부씩 나누어 주려고 했으나 반 정도만 모아져 추억의 앨범을 만들지 못했다.

그때 그냥 앨범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미 지나간 과거가 되어 버렸다. 우리가 앨범은 만들지 못해 아쉬 움은 남았지만 그동안 앨범제작과 관련한 잘못된 관행은 고쳐졌다.
그렇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그래서 추억의 앨범이라도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그것마저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김운영작가/최창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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